<1111호> “내 별명은 컴퓨터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
기자 : 재림신문사 날짜 : 2020-06-10 (수) 16:14

 
김영미 (사)멘토리스 사무국장



“내 별명은 컴퓨터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
 




김영미 (사)멘토리스 사무국장은 오늘도 컴퓨터 앞에서 기도하며 일과를 시작한다. 아프리카 우간다나 말라위처럼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어린이의 보호자 또는 대사관과 의사소통하려면 컴퓨터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김 사무국장이 컴퓨터에 능통하거나 영어를 수월하게 구사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는 “항상 이번 일을 진행할 만큼 컴퓨터와 영어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모든 순간에 필요한 임기응변
김 사무국장이 (사)멘토리스에서 하는 일은 큰 병에 신음하고 있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를 발견하고, 그를 초청해 치료받게 하는 것이다. 해외의 어린이와 연결된 일이기 때문일까. 언제 어떻게 사태가 변할지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김 사무국장은 이 일을 “임기응변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최근의 예로 2018년 ‘재림신문’에도 소개된 미얀마의 싯리시 학생은 다리 관절에 심각한 기형이 있어 한국에서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수술 후 정기검진을 받기 위해 한국에 와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입국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싯리시 학생이 한국에서 수술받기까지 넘어야 할 고비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심장병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가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일은 한층 힘겹다. 비행의 특성상 기압이 떨어지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공사 측에서 의사의 소견서를 요구하기도 한다. 한 번은 심장병을 가진 우간다 어린이가 의사의 소견서를 발부받는 등의 서류작업이 늦어져 비행기를 놓친 적도 있다. 멀리 한국에서 일을 진행하던 김 사무국장은 한시가 급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바쁘게 살아서일까. 김 사무국장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한 번은 치료가 시급한 어린이를 한국으로 초청하고 보니 아들의 결혼식 전날이었다. 그래서 어린이와 보호자를 돌보는 중에 잠깐 시간을 내서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돌아온 적도 있다. 김 사무국장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결혼식인데 어떻게 식이 진행됐고, 어떻게 사진을 찍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며 “가족들이 이해해주지 않았다면 이 일을 할 수 없었을 것”고 밝혔다.



하나님의 사랑 전하는 일
김 사무국장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픈 어린이를 돕는 일에 매진하는 것은 2007년의 한 경험 때문이다. 김 사무국장은 2007년 삼육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97년에 입학해 10년만이었다. 입학도 늦었는데 졸업에 10년이 걸린 나이 많은 사회복지사를 채용하려는 곳이 많지 않았다. 취업을 위해선 지방의 복지관이나 센터에 가야하지만 자녀들이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어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그즈음 캄보디아에 갈 기회가 있었다. 그는 우연히 현지 병원에 방문했는데 거기서 너무 충격적인 광경을 봤다. 의사 가운을 입은 이들은 많았지만 약은 턱없이 부족했다. 그는 ‘만일 누가 내게 저런 환자를 보내 준다면 최선을 다해 돌봐 주리라’ 생각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어느 날, 인터넷에서 몽골의 뇌성마비 어린이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다. 그리고 캄보디아에서 했던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머릿속 생각과 현실은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막상 그 몽골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오긴 했지만 치료하는 게 쉽지 않았다. 돈도 없고 선뜻 치료에 나서는 병원이나 의사도 없었다. 치료시기를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방법을 찾아다녔고 놀랍게도 수술을 해주겠다는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벌써 15년이 다 돼 간다.

아이들 마음껏 뛰어놀았으면
김 사무국장을 통해 병마를 이겨낸 어린이는 2007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12개국 총 34명이다. 몽골 어린이가 10명으로 가장 많으며, 필리핀 어린이가 4명으로 그 다음이다. 그리고 우간다, 말라위, 나이지리아, 러시아, 파키스탄, 중국, 네팔,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등의 나라에서 각 1명의 어린이가 치료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수술 받고 회복하면 어린이에게 어떤 비전을 심어줄 것이냐”고 질문하곤 한다. 하지만 그는 “비전 이전에 이 아이들이 공도 차고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마음껏 뛰어놀게 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한창 뛰어 놀 아이들이 병으로 누워만 있었으니 얼마나 놀고 싶겠느냐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인터뷰가 마치자 그는 다시 컴퓨터 화면을 응시했다. 현재 돕고 있는 어린이에게 필요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는 컴퓨터도 영어도 서툴다. 다만 돕고자하는 마음으로 하는 일이다.

권태건 aux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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